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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금은 기초를 튼튼히해야 할 때
  • 편집국
  • 등록 2021-11-21 23: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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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간에 매머드 교회당 건축에 대한 기사들로 교회 밖의 비난과 더불어 교회 내에서조차 그 의견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건축에 대한 평가는 일방적 비난보다는 그 목적, 과정, 용도 등을 자세히 따져보고 가치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 시간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한 평가는 미루고, 스스로를 돌아보고자 한다. 


 필자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현재 ‘다음 세대를 위한 드림 센터’를 건축 중이다. 필자는 건축에 대한 지식은 문외한이다. 건축 후에 품은 뜻이 있기에, 기초 공사 때부터 관심이 있어 자주 현장을 둘러보곤 한다. 일반적인 건축물에 비해 아주 튼튼한 기초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초가 너무 튼튼하게 하는 것 아닌가?’ 라고 묻자, ‘기초가 튼튼해야 건물을 잘 버틸 수 있고, 또 지진에도 끄떡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업자가 말했다. 업자는 내진 설계로 인해 그 기초공사가 더욱 까다로워졌다고 하였고, 기초가 튼튼해야 그 위 건물을 확실하게 떠받힐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업자의 말은 한 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필자의 목회 기간은 짧지 않다. 기초공사를 튼튼히 해야 건물이 안전하듯, 교회 목회 사역에도 그 기초를 튼튼하게 하였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게 되었다. 돌이켜 보니, 목회 현장에서 몇몇 쉽지 않았던 문제들로 큰 어려움을 당한 것이 생각이 났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기초가 부실하여 문제가 더 심각하게 되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늘날 성도들과 교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기초에 충실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융통성을 발휘해서 제 발등을 찍힌 모습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조그마한 문제가 생기면,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하여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해결하는 신앙 생활의 기초를 잃은 채, 세상의 법정으로 달려가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신령한 하나님의 일을 세상의 가치로 파헤쳐 하나님의 영광이 실추되는 일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나님은 신령한 일을 속된 세상의 원리로 풀기를 기뻐하지 않으시는데, 이러할 때마다 우리의 말씀의 기초가 부실하지나 않은지 자문하여 보게 된다. 

 세상에도 이 기초 부실의 문제는 심각하다. 학문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에서 인기가 있는 학과는 우선 취업이 잘 되는 학과라고 한다. 그래서 기초 과학을 다루는 학문들은 연구가 까다롭고, 많은 기간을 투자해도 당장 이익이 생기지 않는 것 때문에 학생들이 기피한다고 한다. 또 소위 말해서 ‘돈이 되지 않는’ 학과로 인정되어 학생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초과학의 학문들이 약화되면, 그 위에 세워진 실용과학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선진국들에는 이런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인재들을 특별히 지원하여 과학의 기반을 튼튼히 한다고 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것은 성도와 교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성도는 구원에 대한 확신과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영적 기초가 확실해야 한다. 완전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정체성이 분명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능히 극복할 힘을 지녀야 한다. 구약 성경에 보면, 요셉은 그의 삶의 기초가 된 하나님 자녀로서의 확신이 튼튼하였기에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낙망하지 않고 결국은 하나님의 쓰임을 받게 되었다. 신약 성경에서 바울은 자신을 만나 주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이 수많은 환란, 심지어 자신을 향하여 돌을 던지는 자들조차도 사랑으로 용사하고 동족으로 안을 수 있었다. 그리스도인이 신앙의 기초가 튼튼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의 현실은 교회와 성도들의 희생적인 섬김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부터 많은 조롱을 당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자성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의 기초를 튼튼히 함으로 교회와 성도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이다. 우선 하나님 앞에서 교회와 성도들은 그 신앙의 기초를 강화해야 하고, 세상을 향하여 복음의 본질인 사랑과 희생, 섬김의 역량을 강화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현재보다는 더 튼튼한 교회를 바라보며 그 기초를 다져야 할 것이다. 현재의 어려움은 장차 우리들에게 주어질 영광스러운 미래를 위하여 기초를 튼튼히 놓을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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